자동화는 코딩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네 개를 계속 돌렸습니다.

EduRichBrain2026년 8월 25일10

학원 마케팅 대행사를 8년 했습니다. 만난 학원이 750개, 동시에 굴린 게 최대 87개였습니다.

87개를 직원 12명으로 돌렸습니다. 퀄리티는 들쭉날쭉했고, 피드백 한 번 하면 그날 그만두겠다는 직원이 절반이었습니다. 그러다 저희 본부장님이 무너지셨습니다. 블랙컨슈머 대응을 하시다가요.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을 더 뽑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걸.

챗GPT가 2.5쯤 나왔을 때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그때부터 하나하나 만들고, 깨지고, 고쳤습니다. 4년이 걸렸고 직원은 12명에서 3명으로 줄었습니다.

그 4년 동안 제가 계속 돌린 게 네 개였습니다.


① 관찰하기 — 말 그대로 사건을 봅니다

일이 터지면 해석부터 하게 됩니다. "쟤가 문제야", "요즘 애들이 그래." 그게 관찰을 막습니다.

저는 두 가지만 합니다.

시간 순서대로 나열합니다. 3월에 결석이 늘었다. 4월에 원비가 늦어졌다. 5월에 그만뒀다.

문제인 것과 아닌 것을 나눕니다. 결석 하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결석이 늘어나는 건 문제입니다.

이걸 안 하면 아무거나 붙잡고 고치게 됩니다.

원장님들께 "교육 철학이 뭐냐"고 물으면 아무도 대답을 못 하셨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제일 잘된 학생 세 명만 얘기해주세요."

그러면 30분, 40분씩 쏟아지셨습니다. 거기에 그 원장님만의 기준이 전부 들어 있었습니다. 철학이 없으셨던 게 아니라, 사건으로 물어봐야 나오는 거였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원생 2000명 학원을 대행한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걸 하고 계실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한 명은 진심으로 칭찬하기." 행정 직원까지 포함해서, 이게 매뉴얼로 적혀 있었습니다.

큰 학원이 어려운 걸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사소한 걸 눈으로 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원장님 학원에서는 — 잘된 학생 3명, 그만둔 학생 3명. 그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순서대로 적어보세요. 거기서 원장님만의 기준이 나옵니다.


② 기록하기 — 저는 머리가 나쁩니다

절대 다 기억 못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적었습니다.

지금 중요해 보이지 않아도 적습니다. 나중에 중요해지거든요. 그때 가서 떠올리려고 하면 이미 없습니다.

교육업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쿠팡에서 보조배터리를 팔면 크기도 있고 무게도 있고 용량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니까 뭘 팔지가 바로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파는 건 눈에 안 보입니다.

사람 뇌는 눈에 안 보이는 걸 인지하기 어렵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님은 성적이 조금만 흔들려도 불안해하시고, 옆에 대형학원이 설명회 한 번 하면 마음이 흔들리십니다.

그래서 저는 대행을 시작할 때마다 원장님과 세 시간씩 앉았습니다. 커리큘럼과 운영 틀을 바닥부터 꺼내는 일. 200개 넘는 학원에서 했습니다.

원장님들은 감이 없으신 게 아니었습니다. 꺼내본 적이 없으셨을 뿐입니다. 머릿속에는 다 있으셨어요. "이런 애는 이쯤에 이걸 해주면 된다"가요. 그걸 감이라고 부르시는데, 사실 감이 아니라 정리 안 된 빅데이터입니다.

원장님 학원에서는 — 머릿속 지도를 밖으로 꺼내면 그게 커리큘럼입니다. 대형학원이라서 있는 게 아닙니다. 꺼내서 문서로 만들어본 적이 없을 뿐입니다.


③ 재정의하기 — 이름을 붙입니다

앞으로 못 나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기록은 쌓이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

그때 저는 이름을 붙입니다.

뭉쳐 있던 걸 갈라서 각각에 이름을 주면, 아슴아슴하던 게 명쾌해집니다. 저는 학원 운영을 커리큘럼·시스템·마케팅 세 축으로 갈랐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뭘 봐야 할지가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저 자신에게도 육하원칙으로 업무분장을 합니다. 누가, 언제, 뭘, 어디까지, 어떻게. 남한테 시키는 일만 이렇게 적는 게 아니라 나한테 시키는 일도 이렇게 적으면 일이 깔끔해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블로그 조회수만 보고 계시면 뭘 고칠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름을 나눠 붙이면 달라집니다.

  • 노출 — 몇 명이 우리를 봤나
  • 유입 — 본 사람 중 몇이 왔나
  • 전환 — 온 사람 중 몇이 등록했나

이렇게 갈라놓으면 어디서 끊기는지가 보입니다. 그제서야 고칠 데가 정해집니다.

제가 실제로 블로그로 문의 30명을 모아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등록이 안 됐습니다. 노출과 유입은 됐는데 전환에서 막힌 거였어요. 이름을 안 갈랐으면 "블로그를 더 써야 하나" 하고 엉뚱한 데를 고쳤을 겁니다.

원장님 학원에서는 — 지금 막혀 있다고 느끼시면, 뭉쳐 있는 걸 갈라서 이름을 붙여보세요. 고칠 곳이 그때 보입니다.


④ 실행하기 — 그리고 다시 1번으로

3번에서 나눈 대로 실제로 합니다.

실행은 더 열심히 하는 게 아닙니다. 넘기는 겁니다.

시스템을 공부하다가 인상 깊게 본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닷가재는 딱 껍질 크기만큼만 자란답니다. 더 크려면 껍질을 벗어야 하고요. 그래서 직원에게 "여기까지만 해라"라는 틀을 정확히 주면 그만큼 확실하게 큽니다. 틀을 안 주면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 몰라서 안 큽니다.

그런데 매뉴얼을 줘도 안 읽습니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안 지켰다는 걸 알게 되죠. 그게 몇 번 반복되면 결국 "내가 하고 만다"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매뉴얼을 문서로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화면이 순서대로 시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배웠습니다. 자동화의 실력은 보내는 능력이 아니라 안 보낼 줄 아는 능력이라는 것. 출석은 바로 알리고, 결석은 수업 끝날 때 알립니다. 20분 뒤에 올 수도 있으니까요. 이걸 안 나누면 자동화가 사고를 칩니다.

중요한 건, 실행이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실행하고 나면 다시 관찰합니다. 그러면 아까 안 보이던 게 보입니다. 이 바퀴를 계속 돌린 게 4년이었습니다.


이 바퀴를 세 번 돌리면

저는 이 네 개를 학원 운영의 세 영역에서 각각 돌렸습니다. 그게 지금 만든 프로그램의 구조이고, 원장님이 직접 돌려보시게 만든 게 3단계 챌린지입니다.


첫 바퀴 — 학원이 원장님 없이도 기억하게 만듭니다

잘된 학생 3명을 관찰하고, 그걸 커리큘럼으로 기록하고, 반과 레벨로 이름을 재정의하고, 출결·성적·수업기록을 시스템에 넘깁니다.

손에 남는 것

① 우리 학원 교육 로드맵 1장

초1부터 고3까지, 아니면 레벨 1부터 마스터까지. 이 아이가 지금 어디고 다음이 뭔지가 한 장에 그려집니다.

상담 오신 어머님 앞에 내려놓고 "지금 여기, 6개월 뒤 여기, 그러려면 이걸 하셔야 합니다" 하고 손으로 짚습니다. PDF로 뽑아서 상담실에 붙이거나 카톡으로 보내셔도 됩니다. 예전엔 말로 설명하다 끝났던 걸, 이제 어머님이 사진 찍어 가십니다.

② 알아서 쌓이는 기록

수업이 끝나면 진도·숙제·학부모 코멘트가 이미 채워져 있습니다. 강사는 확인하고 고치기만 하면 됩니다. 출결은 수업 시작 버튼 한 번이면 학부모님께 나갑니다.

3개월 지나면 학생 한 명당 수십 건이 쌓입니다. "우리 애 요즘 어때요" 물으시면 기억을 더듬는 게 아니라 화면을 열어서 보여드립니다.

③ 성적·후기 데이터

시험 날짜 한 줄 넣으면 학생들이 직접 점수를 입력합니다. 안 낸 애는 시스템이 독촉합니다.

후기는 그냥 "좋아요"로 받지 않습니다. 인물·사건·배경 구조로 받아서 이야기가 되게 했습니다. 이게 두 번째 바퀴에서 쓸 재료 전부입니다.

④ 강사가 바뀌어도 남는 방식

강사에게 반을 넘기면 그 반의 커리큘럼·진도표·기록 방식이 같이 갑니다. 그 강사가 나가도 방식은 학원에 남습니다.


두 번째 바퀴 — 감으로 하던 홍보를 숫자 위에 올립니다

학원은 땅따먹기 게임입니다. 목동에서 8관까지 하시던 원장님이 해주신 말씀이에요. 우리 지역에 학교가 몇 개고 내가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얼만지 계산하고 들어가야 이기는 게임이라고요.

동네를 관찰하고, 노출·유입·전환으로 이름을 재정의하고, 캘린더가 언제 뭘 올릴지 지시하게 넘깁니다.

손에 남는 것

① 우리 동네 학군 지도

타겟 학교를 넣으면 그 학교들의 시험 일정, 학사 일정, 학군 특성이 한 화면에 깔립니다. 8년 동안 감으로만 아시던 걸 처음 눈으로 보십니다. 우리 동네 파이가 이만큼이고 내가 먹고 있는 게 이만큼이라는 게요.

② 한 달치 마케팅 캘린더

아침에 오늘 칸을 엽니다. "오늘은 목동중 중간고사 D-14, 시험 대비 특강 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시험 전후로 학부모님 마음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배치됩니다. 매달 알아서 다시 채워집니다. "오늘 뭐 올리지"가 사라집니다.

③ 노출·유입·전환 숫자

블로그 몇 명이 봤는지, 그중 몇이 문의했는지, 그중 몇이 등록했는지가 나뉘어 보입니다.

어디서 끊기는지가 보이니까 고칠 데가 정해집니다. "글은 잘 보는데 문의가 없다"면 콘텐츠가 아니라 전환 도구 문제라는 게 숫자로 나옵니다.

④ 뽑아낸 콘텐츠들

캘린더가 시킨 대로 블로그 글, 인스타 카드뉴스가 나옵니다. 첫 바퀴에서 모은 후기와 성적이 재료로 들어갑니다. 맘카페에서 요즘 어머님들이 뭘 궁금해하시는지도 긁어옵니다.

⑤ 전환 도구 한 세트

  • 무료 책자 — 입시 정보 책자를 만들어줍니다. 이걸로 연락처를 받습니다
  • 학원 소개서 — 브랜드 컬러·슬로건까지 반영된 상담용 자료
  • 설명회 한 세트 — 주제부터 대본, PPT까지 20분이면 나옵니다
  • 성장 로드맵 — 우리 학원이 어디로 가는지, 학부모님께 보여드리는 버전

세 번째 바퀴 — 매뉴얼을 문서로 주지 않습니다

누가 뭘 어디까지 하는지를 육하원칙으로 재정의하고, 반복되는 건 기계에, 학생을 만지는 건 사람에, 데이터를 읽는 건 AI에 넘깁니다.

손에 남는 것

① 강사 화면이 곧 매뉴얼

강사가 로그인하면 오늘 수업이 이미 차려져 있습니다. 새벽에 시스템이 만들어둡니다.

수업 시작 → 출석 → 과제 → 수업 종료 → AI 분석 → 확인. 순서대로만 진행됩니다. 출석은 전원 출석이 기본이라 예외만 터치하면 됩니다.

매뉴얼을 읽힐 필요도, 안 읽었다고 혼낼 필요도 없습니다.

② 자동 발송 세트 30종

신규 문의 즉시 응답, 방문 하루 전 리마인드, 수강료 안내, 미납 3일차·7일차, 퇴원 인사.

어떤 걸 자동에 맡길지 원장님이 토글로 고르십니다. 문구도 우리 학원 말투로 바꾸시고요. 켜두면 원장님이 지친 날에도 나갑니다.

③ 아침 3분 화면

홈을 열면 "지금 확인 필요한 3가지"가 떠 있습니다.

"김수학 선생님이 사흘째 수업일지를 안 넣었어요." "이 학생 출석이 떨어지고 있어요." "이 상담이 5일째 멈춰 있어요."

누르면 바로 그 화면으로 갑니다.

④ 물어보면 답하는 브레인

  • "누가 그만둘 것 같아?" → 이탈 위험 학생이 위험·애매·안전 3단계로 정리돼서 나옵니다
  • "이번 주 정리해줘" → 재원생·상담·출결·콘텐츠 종합 브리핑
  • 고민을 얘기하시면 → 우리 학원 데이터를 읽고 실행 지도를 만들어줍니다

⑤ 강사가 얼마나 채우고 있는지

누가 얼마나 입력했는지, 며칠 연속 비었는지가 숫자로 쌓입니다. 감으로 "요즘 저 선생이 좀…" 하시던 걸 데이터로 보십니다.

⑥ 위임 제안

같은 일을 원장님이 몇 번 직접 처리하시면 브레인이 묻습니다.

"이건 이제 제가 알아서 할까요?"

원장님은 넘길지 말지만 정하시면 됩니다. 판단은 원장님이, 반복은 시스템이. 그리고 그 경계를 옮기는 것도 원장님이.


마지막으로

저는 이걸 만들어놓고 여유롭게 살았습니다. 직원 3명, 여행도 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이제 좀 쉴까 했는데, 만들어놓은 게 너무 아깝더라고요.

원장님들이 다 필요하신 건데 저 혼자 갖고 있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행 사업을 접고, 전 재산을 털어서 개발팀을 꾸렸습니다.

750개를 보면서 확인한 게 하나 있습니다.

넘어간 학원과 못 넘어간 학원의 차이는 원장님의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이 바퀴를 돌려본 적이 있느냐였습니다.

원생 100명까지는 원장님이 다 하실 수 있습니다. 300명부터는 안 됩니다. 그 선을 넘은 학원들은 하나같이 원장님이 손을 떼신 학원이었습니다.


우리 학원은 지금 어디쯤일까요?

관찰 / 기록 / 재정의 / 실행 — 네 칸 중에 어디서 멈춰 있는지, 30초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바퀴는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세 번째 바퀴는 4주 안에 완주하시면 전액 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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