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 못 하는 이유가 일이 많아서가 아니었더라고요
먼저 밑밥 좀 깔겠습니다.
이 글은 원장님을 혼내려고 쓴 게 아닙니다. 체크 몇 개 안 됐다고 "아 나는 안 되는구나" 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려요. 제가 8년 동안 만난 잘되는 학원들도 처음엔 다 0개였습니다. 진짜로요.
자, 밑밥 깔았으니 시작하겠습니다.
잘되는 학원에 갔더니, 별거 없었습니다
저는 8년 동안 학원 마케팅을 대행했습니다. 원생 1,000명 넘는 학원, 지점 다섯 개씩 굴리는 학원, 동네에서 랜드마크 소리 듣는 학원 — 그런 곳들 안쪽을 오래 들여다봤어요.
솔직히 처음엔 뭔가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습니다. 비법 교재라든가, 스타 강사라든가.
없었습니다.
대신 있던 건 이거였어요.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학원은 어떤 애를 받아서 어떻게 만드는지. 결석하면 누가 언제 전화하는지. 시험 끝나면 뭘 하는지. 그게 원장님 머릿속이 아니라 밖에 나와 있었어요. 종이든 엑셀이든 노션이든, 형태는 다 달랐는데 어쨌든 밖에 있었습니다.
안 되는 학원은요? 그것도 다 있었어요. 원장님 머릿속에요. 물어보면 술술 나옵니다. 30분씩 하세요. 근데 밖에는 없어요.
그래서 제가 대행 나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뭐였냐면, 광고를 도는 게 아니라 원장님 옆에 3시간씩 붙어 앉아서 그걸 꺼내는 일이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걸 하나하나 꺼내서 적었어요.
그거 안 하면 광고를 못 돌립니다. 뭘 걸어야 할지가 안 나오거든요. "우리 학원 좋아요"밖에 쓸 게 없어요.
그래서 요즘 저는 좀 킹받습니다
"AI가 알아서 다 해준대요."
이 말 요즘 진짜 많이 들으시죠. 저도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제가 AI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이라 이 말에 편승하면 장사가 훨씬 잘 될 겁니다.
근데 8년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정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알아서 다 해주는 건 없습니다.
원장님 머릿속이 흐릿하면, AI는 흐릿한 답을 냅니다. 그것도 아주 그럴듯하게 흐릿한 답을요. 오히려 더 짜증나죠. 뭔가 나오긴 나왔는데 우리 학원 얘기가 아니에요.
AI한테 "우리 학원 블로그 글 써줘"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옆 동네 학원이랑 똑같은 글이 나옵니다. 왜냐면 AI가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원장님이 안 알려주셨거든요.
그래서 순서가 이렇습니다.
- 본다 — 우리 학원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숫자로 봅니다. 느낌 말고요.
- 정한다 — 보다 보면 패턴이 보여요. "아 우리는 이럴 땐 이렇게 하는구나." 그걸 규칙으로 정합니다.
- 굴린다 — 그 규칙대로 굴립니다.
그리고 이 셋이 돌아가는 한가운데에, 원장님이 밤 11시에 "아 오늘은 진짜 못 하겠다" 하고 넘겨버리는 일들이 있어요. 자동화는 그걸 대신 잡아주는 겁니다.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에 얹히는 층이에요. 순서가 반대면 안 굴러갑니다.
그럼 우리 학원은 뭐가 밖에 나와 있나, 3초씩만 세어봅시다
15개 있습니다. 각 항목 읽고 3초 안에 판단하세요. 오래 고민하시면 그건 이미 비어 있는 겁니다.
- ✅ 체크 — "그거 우리 정해져 있어요. 어디 적혀 있어요."
- ⬜ 비움 — "어… 그때그때요." / "제 머릿속에 있죠."
솔직하게 비워두세요. 아무도 안 봅니다. 이거 저한테 제출하는 거 아니에요.
A. 학생 — 새는 데가 없나
1. 지난달에 문의 왔던 학부모님, 지금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면 누가 대답할 수 있나요? → 원장님 기억에만 있으면 비워두세요.
2. 그만둔 학생, 졸업한 학생이 따로 정리돼 있나요? → "그냥 명단에서 지웠는데요" 하시면 비워두세요. 그거 나중에 다 자산입니다.
3. 우리 학원 학생 명단이 엑셀 몇 개에 흩어져 있나요? → 두 개 이상이면 비워두세요. 저는 일곱 개인 학원도 봤습니다.
B. 출결 — 기준이 있나
4. 오늘 누가 안 왔는지, 내일 아침에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 "선생님한테 물어봐야죠" 하시면 비워두세요.
5. 결석하면 누가, 언제, 뭐라고 연락하는지 정해져 있나요? → 이거 세 개 다 정해져 있어야 체크입니다. "그때그때 제가 하죠"는 비움이에요.
C. 수업 — 강사 머릿속인가 기록인가
6. 어제 3반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 지금 확인할 수 있나요? → 담당 강사한테 물어봐야 알면 비워두세요.
7. 과제 안 해온 애가 이번 달에 몇 번 안 해왔는지 아세요? → "많이요" 말고 숫자로요.
D. 상담 — 매번 백지에서 시작하나
8. 지난번에 "고민해볼게요" 하고 가신 학부모님, 그때 뭐라고 하셨는지 기록이 있나요? → 없으면 다음 전화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9. 상담 전화 걸기 전에, 뭐라고 말할지 미리 준비된 게 있나요? → 매번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거신다면 비워두세요.
10. 등록 서류랑 동의서, 어떻게 보내고 어디까지 확인하는지 정해져 있나요?
E. 성적 — 숫자로 보이나
11. 우리 학원에서 이번에 제일 많이 오른 학생, 지금 바로 말할 수 있나요? → 이거 못 하면 블로그에 쓸 게 없습니다. 진짜예요.
12. 시험 끝나고 성적이랑 후기, 언제 누구한테 받을지 정해져 있나요? → "애들이 안 줘요"는 규칙이 없다는 뜻입니다.
F. 돈 — 새는 게 보이나
13. 지금 미납이 몇 명, 얼마인지 3초 안에 아세요? → 이거 체크 되시는 원장님 진짜 몇 분 못 봤습니다.
G. 학부모 보고 — 방식이 있나
14. 학습보고서에 뭘 담을지가 정해져 있나요? → 매번 선생님이 알아서 쓰시면 비워두세요. 그 선생님 나가면 같이 나갑니다.
H. 아침 — 혼자 다 기억하고 있나
15. 아침에 출근하면, 오늘 챙길 일이 화면에 있나요, 원장님 머리에 있나요?
몇 개 나오셨어요?
0~5개. 학원 대부분이 원장님 머릿속에 있습니다. 근데 진짜로, 이거 나쁜 거 아니에요. 제가 만난 잘되는 학원들도 처음엔 다 여기였습니다. 원장님이 유능하셔서 머리로 다 감당해오신 거예요. 문제는 그게 확장이 안 된다는 것뿐입니다. 하루 날 잡고 꺼내기만 하면 됩니다.
6~10개. 절반은 밖에 나와 있네요. 남은 절반은 아마 "이건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것들일 겁니다. 그거 대부분 넘길 수 있어요. 여기부터가 진짜 승부입니다.
11~15개. 상위권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저한테 배우실 게 별로 없고요, 남은 한두 칸만 채우시면 자동화가 얹힐 자리가 완성됩니다.
빈칸이 왜 생기는지 아세요?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요.
꺼내본 적이 없어서입니다.
원장님들 다 갖고 계세요. 제가 "교육 철학이 뭐예요?" 물으면 아무도 대답 못 하시는데, "제일 잘된 학생 세 명만 얘기해주세요" 하면 30분씩 하십니다. 눈 반짝반짝하시면서요.
거기 답이 다 있어요. 꺼낸 적이 없을 뿐이지.
대행 시절, 관리 시스템 때문에 저를 부르셨던 원장님이 이렇게 쓰셨어요.
대표님께서 직접 오셔서 긴 시간동안 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며 문제점을 파악해주시고, 관리시스템도 직접 만들면서 설명해 주셔서 편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확실하게 알게 되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 영인학원 원장님
그 긴 시간에 제가 한 게, 지금 원장님이 3초씩 하신 이 열다섯 개예요.
그래서 에듀리치브레인은 "알아서 다 해주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예요. 원장님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서 정리하도록 옆에서 돕고, 잘 굴러가는지 숫자로 보고, 그다음에 원장님이 지쳐서 넘기게 되는 일들을 대신 합니다.
판단은 원장님이 하시고, 손은 프로그램이 씁니다.
제가 8년 동안 원장님 옆에 3시간씩 붙어서 하던 그 일을, 이제 프로그램이 같이 합니다.
방금 세신 건, 원장님이 없어도 학원이 도는지였습니다
위에서 본다, 정한다, 굴린다라고 썼죠. 방금 체크하신 15개는 그중 첫 번째, 보는 쪽이에요.
학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원장님 머릿속 말고 밖에 나와 있는지를 보는 거죠.
체크가 된다는 건, 원장님이 없어도 누가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원장님이 아는 것과 학원이 아는 건 다른 거예요. 빈칸이 많은 학원을 저는 원장님이 없으면 멈추는 학원이라고 부릅니다. 원장님이 유능해서 여태 굴러온 거고, 그래서 확장이 안 되는 학원이요.
빈칸이 여러 개 나오셨으면 순서가 있어요. 빈칸을 한꺼번에 다 채우려고 하시면 또 머릿속으로 돌아갑니다.
11번, "이번에 제일 많이 오른 학생"이 먼저예요. 제일 많이 오른 학생을 아는 건 우리 커리큘럼이 작동하는지 세는 거라, 이 항목이 채워지면 블로그에 쓸 게 생기고 상담에서 할 말이 생겨요.
커리큘럼이 먼저 나와야 그 위에 시스템이 얹힙니다.
비운 항목은 ChatGPT로 규칙까지 바로 갈 수 있어요. "비운 항목 목록을 줄 테니, 하나씩 '무엇을, 얼마나 자주, 누가' 세 줄로 정리하게 나한테 질문해줘"라고 하면 돼요.
빈칸 세 개를 채운 다음 달 아침
출근해서 커피 내리고 화면을 여세요. 오늘 챙길 일이 원장님 머리가 아니라 화면에 있습니다(15번).
어제 3반 진도를 물으러 선생님을 찾아가지 않으셔도 되고요(6번). 미납이 몇 명인지 3초 안에 나옵니다(13번).
(이거 되시는 원장님 진짜 몇 분 못 봤다고 했죠. 그 몇 분이 되시는 겁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원장님이 한 시간 일찍 퇴근하셔도 학원은 멀쩡합니다. 칼퇴 못 하는 이유가 일이 많아서가 아니었다는 게 그날 저녁에 보여요.
그리고 그 한 시간은 집에 가는 데 쓰셔도 되고, 요즘 조용한 애 하나 옆에 앉는 데 쓰셔도 돼요. 15개가 밖에 나와 있으면 둘 다 가능해요.
빈칸이 어느 항목에 몰렸는지에 따라 볼 글이 달라요.
- A·B에 몰렸으면 그만두는 애가 안 보이고 있는 쪽이라 "걔가 그만둘 줄 몰랐어요" — 이탈신호 6가지, E·G에 몰렸으면 커리큘럼이 먼저라 잘되는 학원은 실력이 특별한 게 아니었습니다.
- 우리 학원 빈칸이 잘 안 보이시면 남의 학원 여섯 곳부터 풀어보는 옆 학원 문제는 3초면 보이시죠?가 있어요.
전자책 첫 장에도 이 15개의 다른 버전이 있습니다
무료 전자책 『학원 엑시트, 나도 할 수 있을까?』 첫 장에 자가진단이 있어요.
8단계마다 "어, 이거 내 얘긴데" 싶은 문장이 네 개씩 있어요. "상담을 카페에서 한다", "실장을 뽑을까 말까 반년째 고민 중이다", "내 노하우가 문서로는 한 장도 없다", "홈페이지에 맞춤형 교육이라고 적혀 있다." 오늘 15개가 "뭐가 밖에 나와 있나"를 세는 거라면, 그 진단은 "어디까지 왔나"를 세는 거예요.
오늘 체크한 15개가 2단계에서는 인수인계서가 되고, 6단계에서는 "새벽 전화 테스트"를 통과하는 지점 운영 패키지가 됩니다.
밖으로 나왔다는 신호는, 원장님이 하루 안 계셔도 실장님이 15개 중에 뭐 하나 안 물어보는 거예요.
체크가 안 된 항목 중에 제일 무서운 건 2번, 그만둔 학생이에요. 걔가 왜 그만뒀는지 아무도 모르는 학원 얘기가 이탈 시리즈 1편입니다.
프롤로그에 이 말이 있어요. "건너뛴 숙제는 반드시 위 단계에서 이자가 붙어 돌아옵니다." 시작은 프롤로그예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이 글은 미끼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이미 절반은 하신 겁니다. 자기 학원 빈칸을 본 사람은 어차피 채우게 되거든요.
근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글은 미끼입니다.
(놀라셨어요? 어차피 아셨잖아요.)
이 체크리스트는 셋 중 하나만 다뤘어요. 시스템이요. 근데 학원은 커리큘럼·시스템·마케팅 세 개가 같이 돌아갑니다. 하나만 좋아도 안 굴러가고,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도 같이 무너져요.
그래서 나머지 두 개까지 같이 보는 걸 만들었습니다. 3분이면 됩니다. 우리 학원이 지금 몇 단계고, 셋 중에 뭐가 제일 비어 있고, 그래서 뭐부터 손대야 하는지를 숫자로 짚어드려요.
무료입니다. 결제 안 붙어 있고요. 대신 만드는 데 돈이 좀 들어서, 이왕이면 많이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상업적 성공에도 도움이 되고요.
미리 감사합니다. 진짜로요.